퇴사
퇴사라기보다는 계약종료가 더 맞는 표현일지 모르겠다. 일반적인 퇴사는 후련하고 미련없는 느낌의 퇴사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전의 회사에서 퇴사 할 때는 다시는 이쪽으로 오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퇴사했다. 이번의 그만둠이 그래서 더 ‘퇴사’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 않은것 같기도 하다. 5개월 동안 인턴신분이었지만, 내가 생각했던 인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했다. 출근이라는게 재밌을 수 있구나를 느꼈었던 5개월이었고, 오프라인 출근 전환 후 평균 일 14시간을 근무하면서도 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던 5개월이었다. 시간이 그렇게도 안가던 2-3시 타임은 이젠 찾아볼 수 없었고, 정신차려보면 7시 8시가 되어 할 만큼 했으니 퇴근이나 해볼까 정도가 되는 시간이었다.
업무나 성과적인 측면보다는 ‘나’에 대해 조금 더 생각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기 때문에 의미있었다. 같은 인턴포지션이지만 정말 능력치가 대단한 분들이 많았고, 분명 나랑 비슷하다 생각했는데 정신차려보면 저 멀리 있던 분들도 있었다. 이런 사람듨 사이에서 ‘나’라는 사람이 뭘 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할지, 내가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이 나를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로 생각할지의 고민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또, 이런 부분 때문에 이 회사에 남을지 말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다. 결국 다시 한 번 취준의 험한 길로 내던져지는것을 선택했고, 내가 편하고 내가 좋은 곳이 아니라 나를 좋아하고 나를 원하는 곳에서 위의 답을 찾기로 했다.
퇴사 후 일주일
개발자로써의 내 실력에 대한 의심이 아직 나에게 있기 때문에, 백수의 여유보다는 수강생 시즌 3를 시작하기로 했다. 인턴일 때, 11시까지만 출근하면 된다길래 좋쿠나를 외쳤던 나의 옆자리에는 5시에 일어나서 출근하는 괴물이 있었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은 내 자는 시간 하나뿐이었기 때문에 무작정 이 괴물을 따라하려고 했다. 인간적으로 5시는 안될 것 같고, 출근만이라도 같이 하자고 (다행히 같은 동네였다.) 질척댔고, 퇴사 전 한달 정도 6시 반에 일어나 8시까지 출근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었다. 인턴은 끝났지만, 이 분의 출근길을 함께 하는 습관은 다행히 남아있었고 한 번을 제외하고는 아침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일찍 일어나서 할 게 없으니 산책이라도 하자고 생각했던 것이 점점 이 시간을 기회로 그동안 못했던 운동을 하자!가 되었다. 수강생때도 저질 체력때문에, 중요한 고비에서 힘들었었고, 인턴일때도 체력이 따라와주질 못해서 듀데잇을 넘길때가 많았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댈 수 없을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행히 아직까지는 아침 운동을 계속 하고 있다.
두번째로는 개발자로써의 역량을 올리는 것이었다. 수강생때나 인턴일때도 내가 모르는 부분을 정확히 짚고 넘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애매하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나중에 보면 되지 뭐~ 하는 안일한 생각이 계속해서 나의 발목을 잡았고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으면 개발자로써의 나의 성장은 없을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침 운동이 끝난 후, 점심 전까지는 나의 역량을 올리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가장 기본이 된다고 생각하는 알고리즘과 타입스크립트, 리액트를 이 시간을 활용해서 조금 딥하게 하기로 했다. 타입스크립트의 인프런 강의를 결제했고, 리액트는 유튜브를 보거나 공식문서를 더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세번째는 당장 급한 불인 취업이었다. 결국 목표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기술 공부나 운동만 하다가는 타이밍을 놓칠 것 같았다. 듀데잇을 정해서 하는 것이 더 효율이 좋을 것 같다는 피드백을 들었었기 때문에 자체적인 듀데잇은 4월 28일까지 100개의 서류 제출, 10개의 면접 1개의 연봉협상으로 정했다. TTTTMI지만 전 회사를 퇴사한 것이 작년 4월 28일이었기 때문에, 1년내로는 커리어를 전환하고 싶었기 때문도 있고, 내가 담당했던 수강생 기수가 이때쯤 수료하기 때문에 겹치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다.
퇴사 주 ~ 퇴사 후 3일 정도는 이력서를 만들고 제출하는 시간이었다.
- 원티드 : 12개
- 프로그래머스 : 1개
- 사람인 : 1개
- 코드스테이츠 협업 기업 : 1개
지원 기준은
-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업
- 내가 성장하면서 성장하는 기업
- 자체서비스가 있는 기업
- 사수가 있는 기업
- 제주도 기업
의 우선순위를 두었다.
첫주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15개 기업 중, 서류 통과 : 4회 코딩테스트 : 2회 면접 : 2회 의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나중에는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
물론 아직 물이 덜 빠져서인가 피곤할 때가 많고, 집중이 잘 안되는 시간이 정말 많다. 그동안 못만났던 사람들도 만나고, 못봤던 드라마나 영화의 유혹도 못이길 때가 더 많기는 하다. 주별로 회고를 하면서, 이런 부분들을 조금 고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길고 길고 길겠지만, 1번만 이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는 한 번 해 보고 못해먹겠다가 나와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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